"육아에 지쳐서"…6살 아들 21일간 방치, 숨지게 한 30대 엄마



"아들은 잘 있지?"

장애 아들을 홀로 키우던 A씨(30)에게 사람들은 종종 아이의 안부를 물었다. A씨는 "집에서 잔다"거나 "친구 집에 갔다"라고 둘러댔다. 거짓말로 아이에 대한 주위의 관심을 차단한 사이, 혼자서는 문도 열지 못하는 약한 아이는 쓰레기가 가득 찬 방 안에서 마시지도, 먹지도 못한 채 쓰러져 갔다.

지난 4월 8일, 충남 아산의 한 주택에서 6살 남자 아이가 숨진 채 발견됐다. 아이는 또래보다 왜소했다. 주변에는 술병, 배달 음식 포장재, 담배꽁초, 음식물 등 각종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었다.

경찰은 아이의 친모 A씨를 체포했다. 조사결과 A씨는 3월 18일부터 4월 8일까지 21일 동안 집을 비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적장애가 있어 또래에 비해 언어와 운동 능력 등 전체적인 발달이 늦는데다 걷지도 못하고 스스로 문을 열 힘도 없는 아이를 방치한 것은 살인과 다름없는 행동이라고 판단했다. 부검 결과 아이는 영양실조와 탈수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육아에 지쳤고 양육할 자신이 없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털어놨다.

A씨는 아이가 태어난 2015년, 아이의 친부인 남편과 혼인신고를 하고 함께 생활하다 지난해 6월부터 남편과 별거했다. 자신도 경증 장애를 갖고 있던 A씨는 아들을 혼자 키우는데 점점 지쳐갔다. 별거 후 4개월이 지나면서 아이에게 주는 식사는 하루 두끼로 줄었다. 이마저도 빵과 우유, 컵밥 등 간편식으로 떼웠다. 청소도 하지 않아 집은 점점 쓰레기장으로 바뀌어 갔다.

A씨는 지난 해 말, 남편과의 연락이 아예 끊기자 지인이 있는 서울로 거처를 옮기기 위해 어린이집도 퇴소시켰다. 하지만 이주에 실패하면서 하루 종일 아이와 함께 생활해야 했고, 양육을 포기하듯이 아이만 남겨둔 채 집을 나왔다.

아이가 극도의 공포와 허기로 사경을 헤매는 사이, A씨는 남자친구 등을 만나 술을 마시고 놀거나 여행을 다녔다. 또 남편과 협의 이혼을 마무리하고 심리 검사를 받는 등 태연히 행동했다. 고통을 겪고 있을 아들에 대한 연민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A씨는 결국 아동학대살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유죄가 인정돼 징역 20년 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해 "피해 아동은 쓰레기장과 다름없는 방에서 물과 음식 없이 지내다 언제인지도 알 수 없는 날에 세상을 떠났다"며 "피고인은 그 기간 남자친구와 여행을 다니는 등 21일 간의 행적에서 피해자에 대한 연민의 흔적을 찾기 어려웠다"고 꾸짖었다.

그러면서 "일회적이나 우발적으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 피해자가 사망할 것이라는 명확한 인식 하에 피해자를 방치, 살해한 죄질이 극도로 불량하다"며 "피해자가 아동인 데다가 장애를 가지고 있어 친모의 각별한 보호가 요구됨에도 이를 저버렸다는 점에서 비난가능성이 매우 커 죄책에 상응하는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쓰레기장 같은 방 안에는 어린이집을 퇴소하면서 선물받은 앨범도 발견됐다. 앨범 마지막장의 사진에는 피해 아동이 카메라를 향해 손짓하며 가냘픈 미소를 띠고 있었다. 사진 아래에는 '건강하게 만나요'라는 인사가 남겨져 있었다.

A씨는 선고 다음 날,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도 지난 14일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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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에 따라 판결을 선고하는 재판부도 이날 재판에서는 선고에 앞서 그만의 방식으로 끝 모를 고통 속에 힘겨워했을 B군을 추모했다.

서전교 부장판사는 “기록을 살펴보면 피해자는 아주 약한 아이였던 것 같다. 잘 걷지도 못하고 숟가락을 쥐어도 금세 힘이 빠져 식사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어린이집에서 걷기 연습을 땀 흘리며 따라했다. 한 공기 넘게 밥도 잘 먹고 잘 웃었던 것 같다”며 “어린이집 퇴소 기념으로 받은 앨범에는 카메라를 향해 손짓하며 가냘픈 미소를 짓는 B군의 사진이 남아있다”고 B군의 흔적을 되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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