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참패는 바이럴 실패?… 코로나가 관람 트렌드 바꿨다

1bang LV 1 07-29

"바이럴이 더 세졌어요. 까딱 잘못하면 훅 가는 거예요."

시기를 막론하고 입소문은 영화 흥행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개봉 초기 성적이 다소 좋지 않더라도 입소문을 잘 타면 역주행도 하고 장기 흥행도 했다. 반대로 입소문이 잘못 나면 흥행이 보장된 것만 같던 영화도 관심을 끌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좋은 입소문을 위해 이른바 '바이럴(viral) 홍보'는 필수였다. 최근 영화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이 바이럴의 위력이 더 커졌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바이럴 성공 여부에 따라 관객수 차이가 '모 아니면 도' 식으로 벌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다. 업계는 '외계+인 1부'의 흥행 참패를 이러한 관람 트렌드 변화의 상징적인 사건으로 본다.

'외계+인 1부'는 27일까지 113만명이 봤다. 1부와 2부로 제작된 이 영화는 1부 제작비만 300억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익분기점이 되는 관객수는 700만명을 웃돈다. 업계에선 이정도면 흥행 실패가 아니라 참사라는 얘기가 나온다. '도둑들'(2012) '암살'(2015) 등을 만든 최동훈 감독은 전작 5편으로 약 4000만명을 끌어모으며 국내 최고 흥행감독으로 불렸다. 

'외계+인 1부'가 흥행하지 못 한 1차 이유는 영화 만듦새가 관객 기대를 채워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영화의 바이럴 실패는 '흥행 부진' 정도로 마무리 될 수 있었던 상황을 '흥행 참패'로 몰고 갔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국내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외계+인'이 최 감독의 전작들과 비교할 때 재미가 떨어지는 건 맞지만 이 정도로 흥행이 안 될 영화였느냐 하면 그건 아니었다는 게 이쪽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일단 영화에 대한 인식이 안 좋게 박히기 시작하자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나빠진 것 같다"고 했다.

'외계+인 1부'는 포스터와 예고편이 공개됐을 때부터 좋지 않은 흐름을 탔다. 포스터와 예고편이 영화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호불호를 나누는 역할을 해버린 것이다. 다시 말해 좋지 않은 입소문의 근원이 된 것이다. "기대된다"는 반응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이상하다"는 반응도 그에 못지 않게 많아지자 개봉 전부터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 감독 신작이 "기대 이하일 것 같다"는 말이 빠르게 퍼져나갔다. 시사회 공개 후엔 혹평과 악평이 쏟아졌다. 영화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포스터와 예고편이 이런 평가를 받은 사례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호불호가 크게 갈렸다"며 "그런 평가들이 영화에 대한 기대치를 급격히 낮추면서 관객이 아예 찾지 않는 상황까지 온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업계는 입소문의 영향력이 과거보다 막강해진 이유를 코로나 사태에서 찾는다.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뒤 온라인 스트리밍 시대가 열렸고, 영화·드라마를 집에서 보는 게 익숙해지자 반드시 영화관에 가서 봐야 할 영화가 있을 때만 영화관에 가게 됐다는 것이다. 이렇게 극장에서 봐야 할 영화와 그렇지 않은 영화를 좀 더 엄격하게 구분하게 되자 자연스럽게 입소문의 위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외계+인 1부' 정반대 편에서 바이럴 파워 증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는 '탑건:매버릭'이다. '탑건:매버릭'의 개봉 첫 날 관객수는 약 18만명이었다. '외계+인 1부'의 15만명과 차이가 크지 않았다. 주연 배우인 톰 크루즈가 한국에 이틀 동안 대대적인 행사를 했던 걸 생각하면 오히려 부진에 가까운 수치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탑건:매버릭'은 높은 화제성에 비해 성적은 따라주지 않는 영화가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서서히 입소문이 붙기 시작하더니 점차 관객이 늘어 개봉 36일차에 670만 관객을 넘기는 데 성공했다. '탑건:매버릭'은 개봉 6주차에도 박스오피스 3위권을 유지하며 장기 흥행 중이다. 반면 '외계+인 1부'는 개봉 8일만에 4위로 미끄러졌다.

국내 멀티플렉스 업체 관계자는 "'외계+인 1부'와 '탑건:매버릭'은 딱 정반대 사례다. 관객은 '탑건:매버릭'은 극장에서 봐야 할 영화, '외계+인 1부'는 극장에서 안 봐도 되는 영화로 명확하게 나눠버린 거다. 이런 구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건 아무래도 온라인 입소문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영화 티켓 가격이 상승한 것도 입소문의 영향력을 키웠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국내 극장 체인은 코로나 사태 후 경영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자 수차례 티켓 가격을 인상했다. 현재 평일 일반 상영관에서 영화 한 편을 보려면 1인당 1만4000원, 주말엔 1만5000원을 내야 한다. 코로나 사태 전과 비교하면 30% 가량 올랐다. 이는 온라인 스트리밍 한 달 구독료의 2~2.5배 값이다. 극장에서 영화 한 편 보는 데 드는 비용이 커지다보니 영화도 더 신중히 고르게 됐고, 온라인상에서 리뷰를 철저히 검색해보게 가는 게 자연스러워졌다는 것이다. 극장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전에는 입소문과 무관하게 데이트를 하면서 으레 영화를 한 편 씩 보곤 했는데, 이제 그런 문화가 많이 사라졌다"고 했다.

https://n.news.naver.com/entertain/article/003/0011333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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