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해당 가수나 소속사나 이미 그 한국사 폄하에 대한 일들은 잊어버린 듯한 모양새다. 자신들만 계속 입 다물고 눈 돌린 채 시간이 흐르면 대중들도 언제나 그랬듯이 잊어버리고 자신들을 향해 웃어 줄 것이란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안이하다고 해야 할까, 한 치 앞만 보는 이들의 행태는 그저 씁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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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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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개인의 잘못이라면 벌을 받거나 자숙이라는 게 있지만 이건 그런 경우도 아니다. 그저 제이의 발언은 역사왜곡에 혈안이 되어 있는 사람들에게 아주 좋은 먹잇감을 던져준 것이다. 가뜩이나 일본이나 중국에서 한국의 역사왜곡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입장에서 제이의 발언은 이들에게 날개를 달아준 꼴이 됐다. '한국 역사가 단편소설 정도로 짧다'란 말은 툭하면 역사 왜곡을 시도하려는 사람들이 씹고 뜯고 즐기기에 너무나 좋은, 역사 왜곡에 필요한 든든한 명분을 준 셈이다. 

제이의 발언이 너무나도 위험한 건, 독도를 꾸준히 자신들의 땅이라 우기는 일본이나, 김치나 한복 등을 시작으로 한국의 고유 것을 자신들의 것이라 우기는 중국 등 주변국이 밀고 있는 친일사관이나 동북공정과도 관련이 있다. 주변국에서 한국 역사를 일명 '후려치며' 빼앗아 가려는 현 상황에서 저렇게 자신의 나라 역사를 스스로 깎아내리는 발언은 이들에게는 너무나도 고마운 말이 아닐 수 없을 테다. 

스스로 한국사가 짧다고 생각하는 건 자유지만, 입 밖에 내는 순간 상황은 달라진다. 각 나라마다 갖고 있는 역사는 한 개인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깊고 무거우며 다채롭다. 혼자 생각하는 건 자유지만, 누구나 알 수 있는 상황에서 말로 하는 건 '평가'를 한다는 것이 된다. 역사에 대해 아무리 잘 아는 사람이어도 다른 나라의 역사를 평가할 때는 조심스러워지는 게 당연하다. 자신이 아무리 아는 것이 많아도 당연히 그게 다가 아니고, 타인이라는 입장에서 누군가의 역사를 이렇다 저렇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실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개인이, 심지어 이름과 얼굴도 널리 알려진 공인의 지위를 가진 사람이 공개적인 상황에서 말하는 건 절대 개인적이라 말할 수 없다. 특히나 엔하이픈은 K팝 스타로 해외에서도 인기가 꽤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돌을 좋아하는 팬들 중에서도 어린아이들이 많을 텐데, 이들은 자신의 우상이 말하는 모든 것을 스스럼없이 받아들이는 경우가 강하다. 한국 역사에 관심이 없는 해외 팬들이 이 말을 들었을 땐 그저 맹목적으로 받아들이기도 쉽다는 얘기다. 특히 아이돌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해당 가수를 옹호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사에 대해 그릇된 인식을 갖게 된다. 

제이는 비난이 거세지자 다음날 새벽 위버스에 "이유가 어찌 됐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사과문을 게시했다. 단 몇 줄 짜리 사과문, 그것도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것도 아닌 팬들만 볼 수 있는 위버스 커뮤니티에 게시함으로써 자신의 할 일을 끝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자신이 어떤 말을 했고, 뭐가 문제가 있었고,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정석의 사과문을 대중들이 바란 것도 아닐진대 '어찌 됐건'이란 날것의 말만 그대로 남겨 놓은 채 그는 이탈리아로 떠났다.

소속사 또한 현재까지 아무 대응도 없이 엔하이픈이 프라다 패션쇼에서 어떤 셀럽을 만났고 뭘 했는지에 대한 말만 신나게 떠들고 있다. 여기서 의미 하나 없는 가정을 해 보자면, 만일 제이가 한국사가 아닌 해외 특정 국가의 역사를 단편소설이라 폄하했다면 해당 소속사는 지금처럼 가만히 있었을까. 대중들은 적어도 지금 같은 대응을 않을 거라 앞다투어 말한다. 소속사들은 해외 팬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만큼 그들에게는 밉보이기 싫으니 온갖 나라의 언어로 뒤덮인 사과문을 바로 대령했을 거란 우스갯소리들이 난무한다.

그냥 이번 경우는 한국사 폄하 자체가 소속사에겐 아무 일도 아닌 것이다. 한국에서 활동하고 한국 아이돌이라고는 하지만 한국사 폄하는 아무렇지도 않게 용인되는 게 그들에게는 이토록 자연스러운 일일까. 팬들에게, 대중에게 매국 소리를 들어도 해외 팬들의 심기를 거스른 일은 아니니 상관없다는 것일까. 그저 팬들만 보고 사라질 곳에 영혼 없는 사과문만 남기면 지금의 상황이 해결되는 것일까. 그런 말을 해도 전혀 문제도 아닐뿐더러 상관없다는 태도로 일관하는 이들에게는 이 나라가 얼마나 만만하고, 가벼운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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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 간소화라는 이름 아래 사람들이 평생 잊지 않아야 하며, 똑똑히 기억해야 할 사건들이 지워지고 없던 일이 될 작금의 현실과 제이의 '한국사는 단편 소설 같다'라는 말은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진다. 누군가는 한국사를 짧은 소설이라 생각 없이 깎아내리며, 또 누군가는 본격적으로 한국사를 짧은 소설로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들에게 한국사란 그저 우습고 하찮은 것에 불과하다. 참담한 현실이다. 



원문은 더 긴데 좋은 기사같음... 구구절절 맞는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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