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사실혼·동거' 가족 인정 안하기로




남인순 의원 등이 발의한 개정안은 ‘혼인·혈연·입양으로 맺어진 사회의 기본 단위’라는 가족의 정의 조항을 삭제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여가부는 “국가의 보호·지원 대상을 법에서 규정할 필요가 있으므로 현행 유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여가부는 작년 4월 ‘4차 건강가정기본계획’(2021~2025년)을 발표하면서 “혼인·혈연으로 맺어진 관계뿐 아니라, 1인 가구, 비혼 동거 등 늘어나는 다양한 가족을 법적으로 인정하고, 이들에게 정책 지원을 하기 위해 ‘가족 정의 조항’ 삭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었다. 그런데 정부가 바뀌면서 이 조항을 삭제하지 않고 그대로 두겠다고 입장이 바뀐 것이다.

여가부는 또, 문재인 정부 때인 지난해 건강가정기본법의 ‘건강가정’이라는 용어도 가치중립적인 ‘가족’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건강가정’이라는 용어가 혼인·혈연으로 맺어진 특정 가족 형태만 건강하다는 식으로 비칠 수 있어 차별적 용어라는 지적이 꾸준히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건강가정’은 추구하고자 하는 정책 목표를 나타낸다”면서 ‘건강가정’을 사용하는 현행 유지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여가부가 법 개정에 대해 이렇게 입장을 바꾼 것은 사회적 논란이 큰 사안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여가부가 가족의 정의 조항을 삭제하겠다고 하자 기독교계에서는 “동성혼(同姓婚)을 합법화하자는 것이냐”고 크게 반발한 바 있다. 여가부 담당 과장은 “‘동성혼 합법화’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항인데, 굳이 해당 조항을 삭제해 논란을 일으킬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 “법적으로 가족의 정의 조항을 삭제하거나 바꾸지 않더라도 1인 가구나 비혼·동거 커플 등 다양한 가족에 대한 정책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담당 부처가 반대 의견을 냄에 따라 법 개정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많다. 여당이 반대하고 있는데 소관 부처도 반대하는 상황에서 야당이 밀어붙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가부가 ‘건강가정’이라는 법적 용어도 고치지 않겠다고 한 데 대해 여성계 등에서는 “여가부가 가족 정책에 대한 철학도 없고, 눈치만 본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수석 전문위원을 지낸 차인순 국회의정연수원 교수는 “’건강가정’이라는 용어는 장애 가족이나 한부모 가족에게 상처를 주기 때문에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오랫동안 있었는데 이마저 뒤집은 것은 지나치게 여론 눈치를 본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가정기본법 개정 이외에 지난 정부가 만든 ‘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에 포함된 다른 정책들이 그대로 진행될지도 미지수다. 이 계획은 5년마다 국가의 가족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 여가부가 전 부처와 협의해 발표한다. 4차 기본계획의 핵심은 최근 급격히 변하는 가족 형태를 인정하고, 이들이 차별받거나 배제되지 않게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예컨대, 자녀의 성(姓)을 정할 때 아빠의 성을 우선적으로 따르도록 한 ‘부성(父姓) 우선주의 원칙’을 폐기하는 민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현행법에서도 자녀가 엄마 성을 따를 수는 있지만, 혼인 신고할 때 부부가 협의해서 엄마 성과 본을 따르겠다고 서류에 써야만 가능하다. 혼인신고 기간 외에는 무조건 아빠 성을 따라야 하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이런 ‘부성 우선주의 원칙’이 한부모 가정이나 재혼 가정 등에 차별이라고 보고, 법을 개정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이 법 개정도 현재 추진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 대변인은 “(추진할지 말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여가부는 “4차 기본계획을 전반적으로 검토해 보고 다른 부처에 추진을 독려할 게 있는지, 수정할 게 있는지 등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https://m.news.nate.com/view/20220924n01121?mid=m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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