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과 관련해 ‘피해자가 여가부의 지원 등 자기보호 조치를 충분히 했다면 비극이 안 일어났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가 지적을 받고 해명했다. 범죄의 책임 일부를 피해자에게 덧씌울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장관은 20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번 사건에서 가장 가슴이 아팠던 것은 피해자가 여가부의 1366 상담이나 주거, 법률지원 등 자기 자신을 얼마나 보호할 지 충분히 상담을 받았다면 조치가 강화됐을 것이고 이렇게까지 비극으로 가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어 “어떤 방식이든 사건이 있을 때 여가부의 인프라로 다양한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기관이 사건 발생을)통보할 때까지 기다린다는 것은 사태를 막기엔 역부족”이라고 했다.

김 장관의 발언을 두고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신당역 사건 피해자는 직접 경찰 고소도 하는 등 형사사법적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한 바 있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피해자가 잘못해서 일어난 범죄가 아니다. 문제는 이런 범죄가 생겼을때 어떻게 자기를 보호할지 알리는 것보다, 잠정조치 등 가해자가 사회에서 격리되고 피해자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여가부가 컨트롤타워가 되고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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