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2000만원 막막” 의료보험 끊긴 다문화가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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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에 사는 베트남 국적의 A씨(50)는 한국에서 결혼한 딸의 자녀를 돌보기 위해 2019년 4월 한국으로 건너왔다. 그런데 가족이 함께 살게 됐다는 기쁨은 잠시였고, 입국한 지 얼마 안 돼 두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중환자실에 입원한 A씨는 뇌출혈로 인한 전신마비 진단을 받았다.

이듬해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인근 관광지에서 일하던 딸 부부는 직장을 잃었다. 지금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꾸리고 있다. 딸 부부는 그동안 모아둔 돈으로 A씨 병원비를 근근이 대며 버텼다. 하지만 지난달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청으로부터 ‘더 이상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안내문을 받고 눈앞이 캄캄해졌다. 한국 국적의 A씨 사위는 28일 “장모님의 외국인등록증이 만료돼 한국 체류자격을 상실하면서 더 이상 의료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없게 됐다”며 “체류자격을 갱신하려면 출국 후 재입국해야 하는데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코로나 유행 이후 A씨처럼 출국이 불가능한 이들을 위해 체류 기간을 50일 늘려줬지만 연장은 한 번으로 제한했다. 추가로 체류 기간을 연장하지 못한 A씨는 ‘출국기간 유예’ 신분이 됐다. 체류 자체가 불법은 아니라 추방되지는 않지만 체류 자격은 없는 상태다. 외국인등록증도 반납해야 해 의료보험 적용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비전문직 이주민에게 5년 연속 체류 기회를 주지 않는 ‘정주화 방지 원칙’에 따른 것이다.

A씨 사위는 “이달 병원비만 2000만원 가까이 나왔다. 한 달에 300만원씩 내고도 600여만원이 밀려 있는데 보험 적용마저 안 돼 갑자기 큰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막막해했다.

한 사회복지사는 “(정부가) 코로나라는 특수상황에서도 체류 관리 원칙에 따른 출국 유예 조치를 고집하는 건 치료받을 권리를 빼앗는 것”이라며 “이주민에게 체류자격을 신청할 기회를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병원들이 건강보험 효력이 상실된 외국인 환자 진료를 꺼리는 현실도 출국 유예 처분 외국인들에 대한 진료·치료를 어렵게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중국 국적의 김모(45)씨도 코로나 유행 이후 고향에 다녀오는 게 힘들어지면서 올해 초 체류 자격을 상실했다. 그는 지난 5월 복통에 시달리다 경기도의 한 내과를 찾았지만 진료를 거부당했다. 앞서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진료 거부 사례를 접했던 그는 의료법 제15조 ‘진료거부 금지 등의 조항’을 대며 “당장 다른 병원에 가기 어렵다. 진료비를 다 낼 수 있다”며 읍소했지만 “의료보험이 없으면 진료가 안 된다”는 말만 들었다. 김씨는 “불법 체류자가 된 기분이었다”며 “온몸에 식은땀이 흐르는 상태로 다른 병원을 찾아가야 했다”고 말했다.

다문화가정을 지원하는 임기본 ‘함께하는 이웃’ 대표는 “최근 코로나와 폭우 등 재난 상황을 거치며 다문화가정 등 국내 체류 외국인들의 형편이 악화되고 있지만 사회적 배제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05/0001549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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