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천만원 카드빚 때문에 엄마한테 혼난 딸이 엄마 불태워죽인 충격적인 사건 (작년 사건)

  • 1bangkr
    2020년 6월 18일 7:01 오후

    불어난 신용카드 대금을 사채와 금융기관 대출로 돌려 막아보려다 8000여만원의 빚을 진 A씨는 지난해 10월 어머니에게 이 사실을 털어놨다. A씨의 어머니(당시 55세)는 ”함께 죽자“며 A씨를 질책했다. 며칠 질책을 당한 뒤 A씨는 동네 페인트 가게에서 시너 2병을 샀다. 어머니가 샤워하는 사이 A씨는 집에 시너를 뿌리고 불을 냈다. 처음에는 함께 죽을 생각을 했지만 불길을 보고 무서워진 A씨는 홀로 집을 빠져나왔다. A씨 어머니는 전신에 화상을 입고 얼마 뒤 숨지고 말았다.

    이씨는 신용카드를 무분별하게 쓰다가 빚이 8000만원으로 불어났고, 모친에게 이를 털어놨다. 이전에도 모친은 경제적으로 상황이 어려웠는데도 이씨가 도움을 요청하자 2014년부터 2차례에 걸쳐 수천만원의 빚을 대신 갚아줬다. 이번에도 딸의 빚 8000만원을 갚기 위해 하루 12시간 넘게 식당 종업원으로 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처음에 범행을 인정하지 않았다. 수사기관에서 어머니 부탁으로 시너를 사 왔고, 어머니가 불을 지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곧 A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점이 탄로 났다. 어머니에게 빚 문제를 털어놓은 뒤 A씨가 ‘방화’ ‘살인 청부’ ’자살방법‘ 등을 검색한 사실이 드러났고, 범행일에는 미리 시너를 사면서 마치 어머니의 심부름을 하는 척 가장하는 등 다른 사람들의 의심을 피한 것이다.  

     

    A씨는 수사기관 추궁에 자신이 불을 지른 점을 인정했지만, 재판에서 ”정상적인 판단력이 현저히 결여된 상태에서의 가족살인“이었다고 주장했다. A씨가 중학교 2학년 때 남동생이 사고로 뇌사판정을 받고 부모님이 이혼하자 A씨와 어머니는 함께 7년간 동생 병간호를 했다. 2015년 동생이 사망하자 우울증, 불안증세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과다한 빚으로 스트레스를 받다 어머니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질책당하자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게 됐다는 취지였다.  

     

    1심 재판부는 “A씨는 일시적인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은 있지만 지속적으로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심리적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범행 당시 인지능력이나 판단력은 정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어머니는 A씨에게 화를 내고 질책했지만 A씨의 빚 이야기를 들은 다음 날부터 빚을 갚으려 12시간여 동안 식당에서 종업원 일을 했다”며 “자식에 의해 단 하나뿐인 생명을 잃게 된 심정을 감히 헤아릴 수조차 없다”고 판결문에 썼다. 1심 재판부에 따르면 이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뇌사 판정을 받자 남편과 이혼하고 아들과 딸 이씨를 홀로 부양해왔다.

    지난 7월 서울고법에서 열린 2심 법정에 들어선 A씨는 재판 중 눈물을 보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는 혼자 집을 빠져나오면서 어머니에게 불이 난 사실을 알리지도 않았으며 현관문도 닫아버려 어머니를 살해했다”며 A씨의 죄가 절대 가볍지 않다고 봤다. 

     

    다만 2심 재판부는 이씨의 불우한 어린 시절에 주목했다. 이씨는 어릴 때부터 부모의 잦은 다툼을 목격했고, 어머니로부터 체벌과 폭언, 감금 등의 학대를 당하기도 했다.


    특히 청소년기 내내 어머니와 함께 간호했던 장애 1급 남동생의 죽음에 이씨는 죄책감을 느껴 정신과 치료도 받았다. 동생이 죽으면서 우울과 불안감이 이씨를 덮쳤고, 이씨는 이를 해소하려 충동적이고 무절제한 생활을 하게 됐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어머니로부터 별다른 정서적 지지를 받지 못했다는 이씨의 주장을 2심 재판부는 받아들였다.



    2심 재판부는 “이씨를 하루 종일 면담한 전문 심리위원의 의견을 들어본 결과, 이씨의 불우했던 성장 과정, 남동생 사망에 대한 죄책감과 그로 인한 무절제한 채무, 그 채무를 해결하려 인생 밑바닥까지 갔던 시간과 모든 것을 어머니에게 털어놨지만 심한 질책을 받고 정신적으로 무너졌다”며 이씨의 사정을 참작했다.



    이어 “지금 25세의 피고인이 40대 중반이 되기 전에 다시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1심 형량에서 5년을 감형하기로 했다. 돌아가신 어머니께서도 이런 재판부의 결정을 허락하실 것”이라며 1심을 깨고 징역 17년으로 감형했다.



    이씨는 이마저도 형이 너무 무겁다며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부당한 형이 아니다”라면서 2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